이번 향수 리뷰는 플레르드뽀입니다. 출시된 지는 얼마 안 된 향이지만, 확실한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을 만큼 매력적인 향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꽤 만족도가 높은 향수 플레르드뽀를 조향사 관점에서 하나하나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파리지엥의 그리고 프랑스의 향수 딥디크
딥디크, 이제는 브랜드 자체에 많은 의미가 담긴 브랜드입니다. 많은 세월과 확고한 브랜딩으로 단어에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딥디크는 단연코, 향수 브랜드로서는 이제 유일무이한 브랜드입니다.
그렇기에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향수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입니다. 프랑스의 예술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부분이 서로 닮아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사람들은 향수 산업에 대한 '메이드 인 프랑스'의 큰 자부심이 있습니다. 예술적이면서도 메이드 인 프랑스의 딥디크는 프랑스 사람이라면 안 좋아할 수 없는 브랜드인 것 같습니다.
니치향수 그 자체의 브랜드, 딥디크
최근 2~3년간 급격하게 성장한 산업 중 향수산업이 있습니다. 20~30대의 소비 비중이 매우 커졌다고 합니다. 소식을 접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돌아다니면 예전보다 향수를 많이 뿌립니다.
특별히 향수는 남들과 다른 향을 찾게 되는데, 자신의 캐릭터의 일부로 상징적인 향을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니치향수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새로운 향을 계속 찾게 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니치향수 중심에는 딥디크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향수 산업의 부흥시기에 두각을 나타내며 포지셔닝을 이뤄낸 부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딥디크가 추구하는 창의적인 향 때문입니다.
같은 원료로 만들더라도 배합 방법과 비율에 따라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향이 만들어집니다. 딥디크는 같은 원료라도 새롭게 느끼게 해주는 향을 만듭니다.
향을 찾아 찾다 보면, 딥디크의 향으로 종결되는 향들이 많습니다. 알면서도 끌리는 완성도가 높은 향이기 때문입니다.
대중적인 브랜드가 된 딥디크
딥디크는 프랑스에 친구 3명이 만든 작은 소품샵 브랜드였습니다. 상품으로 만든 향초가 잘 팔리면서 전문 향 브랜드로 상품을 출시한 게 브랜드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딥디크의 브랜드 관련해서는 제 이전글을 참고하시면 보다 재밌는 이야기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23.03.25 - [Fragrance] - 딥디크/딥티크 향수: 스토리, 향수 추천
프랑스의 브랜드가 글로벌로 시장을 확장하게 된 계기는 90년대 초흥행했던 미드인 '섹스 앤 더 시티'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색한 단어,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대단했는데 섹스 앤 더 시티는 당시 그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모든 여성의 로망이었던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가 목욕할 때나 남자친구와 특별한 시간을 가질 때 사용하던 딥디크의 향초는 초대박을 터뜨리며 품귀현상까지 만듭니다.
그렇게 딥디크는 '특별한 향'이라는 인식이 각인되는 데, 이 부분은 처음 언급하였던 딥디크가 추구하는 창의적인 향과 일맥 상통하여 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2000년대에 이르러 아시아시장까지 딥디크는 단번에 시장을 확장하게 됩니다.
꽃의 피부를 의미하는 플레르드뽀(Fleur de Peau)
플레르드뽀는 2018년에 출시된 향수인 만큼, 향에 담긴 스토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내용이 없습니다. 다른 향들과 같이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Eros와 Psyche의 사랑과 머스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신들의 사랑 속에서 커튼처럼 물결치는 머스크 향이 바로 플레드뽀가 표현하고자 했던 향입니다. 약간의 살내음에 묻어나는 머스크향.
플레르드뽀는 프랑스어로 꽃의 피부를 의미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꽃의 피부라는 네이밍은 참 적절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향 자체도 살내음을 가득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플레드뽀는 꽃의 묘미와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습니다. 꽃과 피부가 조화로운 결합을 표현하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그리스 신들의 신비스러운 사랑과 꽃의 피부를 나타내는 향수 네이밍 이 두 가지 모두 딥디크가 참 잘하는 부분입니다. 머스크를 중점으로 펼쳐지는 연한 살내음이 저절로 그려집니다.
딥디크/딥티크 플레르드뽀 향에 대해서
플레르드뽀는 메인 향수는 아니지만, 꽤 손이 자주 가는 향으로 향수가 출시된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사용해 오고 있는 향수입니다. 자극적인 향이 아니라, 오히려 손이 자주 가게 됩니다.
사람의 피부 향에 가까운 고우면서도 부드러운 향과 로맨틱한 꽃 향을 적절하게 믹스하여 피어오르게 하는 것이 플레르드뽀의 이미지입니다.
약간의 파우더리함과 머스크향은 피부에서 나는 좋은 향기를 연상시킵니다. 정돈된 엠버향과 머스크향이 조금씩 피어나는 느낌입니다. 꽃 향은 적당하게 숨어있습니다.
플레르드뽀는 딥디크에서 가장 사용자에 따라 향이 달라지는 향입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향과 믹스되어 본인만의 향이 됩니다. 이 부분은 향수를 바르고 30분에서 1시간 동안 적절하게 변합니다.
- 탑 노트: Aldehydes, Pink Pepper, Angelica, Bergamot
- 미들 노트: Iris, Turish Rose
- 베이스 노트: Musk, Ambrette, Sandalwood, Leather
약간의 스파이시한 향이 처음 나는데 탑노트의 시간이 짧은 편입니다. 미들 노트로 들어가면서 느낄 수 있는 꽃향도 적은 비율로 부담스럽지 않게 넘어갑니다.
플레르드뽀의 가장 매력적인 잔향은 베이스 노트에서 느낄 수 있는 머스크, 앰버, 샌달우드의 향은 미묘하면서도 조용해서 다른 향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메인 어코드로는 머스키, 파우더리, 아이리스, 알데히딕, 소프트 스파이스, 우디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트와 어코드는 향에 대한 정말 대략적인 느낌만 캐치할 수 있습니다.
다른 딥디크 향들처럼 플레르드뽀는 꼭 본인 살갗에 뿌려 시향 하시고, 잔향까지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조향사의 딥디크 플레르드뽀 솔직 후기
플레르드뽀는 출시 때부터 기대가 컸던 향입니다. 당시에 유독 새로운 향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을 때라 시향도 많이 했고, 구매도 많이 했을 시기였습니다.
좋은 의미로 상상과는 조금 다른 향이었고, 꽤 의외의 향이었기에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같은 이유로 플레르드뽀를 좋아하다 보니 베스트향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딥디크 플레르드뽀 첫 느낌
처음 올라오는 스파이시한 향과 파우더리함 그 중간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특히 강한 향이 아닌 부분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는데, 핑크페퍼 뒤에 오는 머스크가 잘 어우러져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플레르드뽀의 메인이 되는 원료는 당연 머스크인데, 이게 주연인 듯하면서도 조연 인듯하게 만드는 향이었습니다. 표현하자면 참 담백한 향인 것 같습니다.
메인의 머스크 향을 둘러싸고 느껴지는 약간의 꽃 향과 우디향은 청량한 날씨에 걸린 하늘하늘한 커튼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 향수 자체가 주변의 향들과 조화를 잘 이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향수는 대부분 무언가를 드러내기 위해 뿌리게 되는데, 플레르드뽀는 그 드러냄을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간다는 인상이 깊었습니다. 5년 전에 나온 향수 치고는 꽤 앞서나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딥디크 플레르드뽀 지속력과 잔향
향수를 구매하기 앞서 항상 체크하게 되는 부분은 크게 지속력과 잔향인 것 같습니다. 그 향수가 얼마나 오래가는지 그리고 잔향이 어떤지는 향수를 구매하는 데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플레르드뽀는 발향 자체가 강한 편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지속력과 상관없이 약간의 무채색 느낌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략 5~7시간 정도 향이 지속됩니다.
탑, 미들 그리고 베이스 노트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매우 빠릅니다. 즉 잔향감으로 돌아서는 시간이 매우 적은데 대략 1~2시간 내에는 베이스까지 도달하여 잔향감으로 남습니다.
플레르드뽀의 잔향감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약간의 파우더리 그리고 달콤한 살내음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잔향감인데요. 특히 향수를 레이어드 하기에도 적합한 향수입니다.
특히, 향수 뿌리는 법을 알려드리면서 추천드리는 게 나만의 향을 내게끔 향수를 뿌리는 법인데 플레르드뽀는 이러한 방법으로 나만의 향을 낼 수 있는데 가장 특화되어 있는 향입니다.
2023.03.25 - [Fragrance] - 향수 제대로 뿌리는 법, 위치, 순서 - 조향사 추천
딥디크 플레르드뽀 총평
자극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매력적인 잔향을 찾고 계시다면, 플레르드뽀를 꼭 시향해 보시길 바랍니다. 파우더리 하면서도 피어나는 꽃향과 머스크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인 향입니다.
대부분이 향을 고를 때 대중적인 향을 피하려 하지만, 결국 대중들이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개인적으로 오히려 대중적인 향들 위주로 내 향을 찾아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새롭고 신선한 향도 좋지만, 결국 내가 뿌린 향수를 나 혼자만 만족시키는 향은 대부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플레르드뽀는 사람들도 나도 좋아할 수 있는 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향에 비해 무채색에 가까운 향일 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잘 어울리고, 누구나 뿌릴 수 있는 향수 플레드뽀.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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