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향수 디깅은 딥디크의 오데썽입니다. 몇 달간 계속 딥디크 브랜드의 향수 리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어떤 향수까지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꼭 리뷰해야 될 향수 중 하나는 단연 오데썽입니다. 딥디크가 풀어낸 오렌지향, 오데썽에 대해서 리뷰해 보겠습니다.
파리지엥들이 사랑하는 향수, 딥디크/딥티크
오데썽이 단순한 오렌지 향이 아닌 건, 딥디크가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딥디크가 익숙하신 분들도 처음이신 분들도 있겠지만 딥디크는 단연코 파리지엥들,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입니다.
향수 자체는 프랑스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산업 중 하나입니다. 향수를 대중화시키며, 절대적인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 나라는 프랑스가 단연코 1위기 때문이죠.
향수의 종주국 같다고 해야 될까요? 그래서 많은 니치향수들은 메이드 인 프랑스를 고집합니다. 그것이 마케팅인 것과 동시에 제품의 질을 높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딥디크가 특별한 것은 향수가 대중들에게 사용되는 데, 그 중심에는 딥디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시기였고, 뛰어난 조향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딥디크는 향수 부흥기 때 포지셔닝을 완벽히 해낼 수 있었습니다.
니치향수의 대명사가 된 딥디크
사실상 딥디크는 향수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파리에 작은 소품샵에서 3명의 친구들이 시작했습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세명이지만, 공통점은 예술적인 부분에서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딥디크 브랜드에 관련된 자세한 스토리는 제 이전 글을 참고해 주세요.
[Fragrance] - 딥디크/딥티크 향수: 스토리, 향수 추천
딥디크가 갑작스러운 성장을 하게 된 배경에는 역시 매스미디어의 덕이 컸습니다. 90년대 당시 미국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은 상상초월이었습니다.
미국 드라마 시리즈 중 모두가 익히 잘 아는 섹스 앤 더 시티에 딥디크의 베이 캔들이 나오게 됩니다. 뉴욕에서의 성공한 여성들의 배경이 되는 만큼, 딥디크는 모든 이들의 선망이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아시아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고, 주요 대형 백화점에서 딥디크는 성공적으로 입점과 인기 두 가지 토끼를 잡게 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오데썽
오데썽의 영감에 원천에 대해서는 정확히 언급된 적은 없으나, 구글링으로 정보를 조합해 보면 딥디크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Yves Coueslant가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신들의 축제와 예배가 열리는 곳에서 향기로우면서도 꽃과 향나무가 가득한 신비로운 장소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그들이 노니는 곳에서 큼큼한 비터오렌지의 향이 가득했을 것이라는 상상입니다.
특별한 장소를 떠올리며, 그곳에서 가득했을 향도 생각해 낸 것입니다. 그렇게 오데썽은 신비스러우면서도 현실의 어딘가에 가득 피어오를 법한 인간적인 면모의 향입니다.
블라썸 오렌지의 씁쓸함과 상큼함이 공존하는 오데썽은 이렇게 비현실과 현실사이 그 경계에서 탄생한 향입니다.
감각의 물이라는 뜻의 오데썽(Eau Des Sens)
2016년에 출시된 오데썽은 직역하자면 물의 감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왜 년도를 언급했냐면, 최근에 출시된 향수답게 딥디크의 마케팅 전략과 각 종 브랜딩 기법이 아주 잘 버무려진 상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의 감각은 즉 감각적인 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향수라는 내면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며,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감각을 일깨워 준다는 큰 프레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데썽의 출시 때 활용한 이미지는 옵아트인데, 이 부분은 전통문양을 강조하던 딥디크의 새로운 시도 이기도 합니다. 주황색 원은 누가 봐도 오렌지의 색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이미지를 보면 향이 떠오릅니다.
오렌지 열매는 유럽사람들에게는 친숙한 한 향으로 무의식 속에 존재하고 있는 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전에 있던 감각을 일깨우는 향이라는 네이밍이 참 적절한 것 같습니다.
딥디크/딥티크 오데썽 향에 대해
오데썽은 출시와 함께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지금까지 3통 정도는 사용하게 된 것 같습니다. 크리미 한 오렌지 블라썸의 향은 참 좋아하는데 약간의 쓴 향은 새로웠습니다.
오데썽은 비터 오렌지의 정석과도 같은 향입니다. 완성도 높은 오렌지계열의 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터 오렌지와 오렌지 블라썸 그리고 뒤에 오는 네롤리 향은 가벼우면서도 신선한 향을 만들어줍니다.
사랑스럽고 우아한 오렌지 블라썸의 향과 앰버우드 뒤에 오는 따뜻한 잔향은 상쾌함에서부터 우아한 향기까지 모두 아우릅니다. 오렌지라고 단순할 것 같은 향을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입니다.
잔향은 약간의 파우더리함과 우디향을 동반합니다. 오렌지의 약간 씁쓸한 뒷맛을 생각하셔도 되고, 오렌지 껍질 향을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렌지 향을 좋아하는데, 이상적인 오렌지 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 탑 노트: Orange Blossom, Bitter Orange
- 미들 노트: Juniper Berries
- 베이스 노트: Angelica, Patchouli
메인 어코드로는 시트러스, 머스키, 앰버, 아로마틱 그리고 약간의 파우더리, 우디 정도로 꼽을 수 있습니다. 시트러스나 약간의 파우더리 우디 함 외에는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양이긴 합니다.
조향사의 딥디크 오데썽 솔직 후기
오데썽은 신제품 출시 전부터 소식을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는데요. 딥디크에서 나온 오렌지 향을 경험할 생각에 기대가 컸었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한다고 하지만, 오데썽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첫 시향에서부터 현재까지 사용하면서의 후기들을 상세히 적어 보겠습니다.
딥디크 오데썽 첫 느낌
처음 향을 맡고 참 딥디크는 여전히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편적인 오렌지 향이면서도 참 신선하게 풀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향수를 구매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렌지 향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오데썽은 보편적이면서도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대중적이면서도 차별화를 두기 좋은 딥디크 향수 다웠습니다.
너무 주관적인 시향 후기라 오렌지 향이 거북스럽거나 불호이신 분들은 꼭 시향이 필요한 향수입니다. 달달하기만 한 오렌지 향이 아니니 꼭 오렌지 향을 싫어한다고 해서, 오데썽 향을 싫어하실 일은 없습니다.
딥디크는 자연의 향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입니다. 실제 오렌지 나무 숲에서 맡을 수 있는 흙의 잡내음도 느껴집니다. 살짝 비 오기 전 숲의 습한 향도 조금 나고요.
딥디크 오데썽의 지속력과 잔향
오데썽은 안타깝게도 오드퍼퓸 제품이 없습니다. 딥디크는 지속력과 발향력 때문에 저도 거진 항상 오드퍼퓸으로 구매를 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일부 향은 오드뚜왈렛만 출시됩니다.
오드퍼퓸(EDP), 오드뚜왈렛(EDT), 코롱, 퍼퓸 차이 - 향수종류
오데썽도 그런 제품 중 하나입니다. 아마 부향률을 높이면 단가를 맞추기 어렵거나, 조향적 관점에서 비율이 어그러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말 그대로 오렌지 향을 담고 있는 향이기 때문에, 단순히 부향률을 높이게 된다면 조향 원작자의 혹은 의뢰자가 생각했던 향과 거리가 멀어질 수 있습니다. 조말론이 레이어드를 위해 오드퍼퓸을 출시하지 않는 이유 이기도 합니다.
오데성의 지속력은 약합니다. 객관적으로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오전에 뿌리면 점심때에는 좋은 잔향감이 남긴 하는데 향이 많이 희미해집니다. 참 좋은 잔향인데 아쉬울 뿐입니다.
스치면서 나는 오데썽의 잔향감은 아주 좋습니다. 보통 3~5시간 사이에 노트들이 다 순환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드뚜왈렛이지만 코롱과 오드뚜왈렛 그 사이 어딘가인 느낌입니다.
딥디크 오데썽의 총평
인공적인 느낌이 아닌 자연적인 오렌지 나무들 속에서 피어오르는 오렌지 향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오데썽을 꼭 사용해 보세요. 딥디크가 풀어가는 오렌지향에 대해서 꽤 큰 만족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눈을 감고 향수를 뿌리면 해가 내리비치는 장면과 오렌지 나무 숲을 지나다니는 장면이 연상됩니다. 특히 뿌린 뒤에 2~3시간 후 남는 잔향감은 오데썽을 계속 쓸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저는 가끔 뿌리는 향수지만, 구매 후로 계속 쟁여놓고 뿌리고 있습니다. 특히 조말론의 시트러스 계열의 향수와 레이어드 했을 때 아주 만족도가 높습니다.
메인으로 사용하셔도 좋으며, 가끔 제가 사용하는 것처럼 다른 향수들과 레이어드 해도 좋은 향수입니다. 아무래도 자기주장이 강한 향보다는 자연스러운 향이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딥디크의 오데썽은 한 번은 써봐야 할 향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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