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사] 딥디크 필로시코스 8년 사용 리뷰 및 후기 (지속력, 잔향)

오랜 기간 동안 애정해오고 있는 딥디크 브랜드의 향수 리뷰를 하나씩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좋아하는 브랜드이다 보니 더 열심히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리뷰는 딥디크의 필로시코스입니다. 실제로 구매하게 된 건 10년 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만, 무튼 십 년 가까이 사용해 온 조향사로서 리뷰를 써보겠습니다. 

 

딥디크 필로시코스 조향사 리뷰

 

 

파리지엥의 향수, 딥디크(딥티크) 

향수에 대해 말하기 전에 항상 브랜드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게 됩니다. 아직 큰 블로그가 아니기에 대부분이 저의 블로그에 처음 들어온다는 가정하에 브랜드를 소개하게 됩니다. 

 

딥디크 브랜드의 매장

 

확실히 브랜드의 정보와 향수의 스토리를 알고 뿌리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정말 큽니다. 꼭 브랜드와 내가 뿌리는 향수의 노트 및 계열 정도는 파악하고 향수를 뿌리며 자신의 취향을 찾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딥디크는 프랑스 사람의 자부심과도 같습니다. 시작이 파리에서부터 이기도 했고, 향수가 대중적인 상품이 되면서 브랜드가 성장한 이유도 있습니다. 또한 딥디크는 프랑스의 헤리티지를 브랜드의 코어밸류로 고수하고 있습니다. 

 

딥디크 브랜드 패키지

 

문화와 예술에서 있어서 특별히 뛰어난 프랑스 사람들에게 있어서 딥디크가 만들어가는 실험적이고 재밌는 그렇지만, 본질에서 벗어나지 나지 않은 매력적인 향들은 딥디크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입니다.

 

 

니치향수의 대명사, 딥디크(딥티크) 

딥디크는 1960년대에 만들어진 브랜드입니다. 소품에서 시작했지만, 향초의 반응이 좋아 향과 관련된 상품을 만드는 브랜드로 발돋움한 브랜드입니다. 

 

니치향수의 정석 딥디크

 

딥디크에 관련된 자세한 얘기는 제 이전 글을 참고해 주세요. 

 

딥디크/딥티크 향수: 스토리, 향수 추천

딥디크/딥티크 향수: 스토리, 향수 추천

 

딥디크는 특별히 1990년대 섹스 앤 더시티의 한 장면에서 주인공이 사용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냅니다. 지금과 같은 이런 인터넷 서치가 거의 없을 때라 딥디크는 순식간에 핫해집니다.

 

섹스앤더시티에 나온 딥디크 향초

 

아시아 시장은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 뜨거워집니다. 일본, 한국, 중국에 진출하며 이전에 없던 향수브랜드로서의 확고한 포지셔닝을 이뤄냅니다. 딥디크는 니치향수 시장의 기초석을 닦게 됩니다. 

 

 

여행에서 피어난 무화과, 필로시코스 

1996년에 출시된 필로시코스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딥디크의 공동창립자 3명은 딥디크 브랜드에서 향과 관련된 상품을 출시하기로 마음먹은 뒤부터 꾸준하게 여행을 다녔습니다.

그리스의 지중해

향수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는데, 1975년에 Desmond와 Knox-Leet은 지중해 국가를 방문하던 중 그리스를 여행하게 됩니다. 영혼의 풍경이라고 감탄할 만큼 그 둘은 큰 영감을 얻게 됩니다. 

 

그리스 무화과 열매와 나무

 

그 후 매해 동안 그리스를 여행했다고 합니다. 필로시코스는 이 그리스 여행에서 느꼈던 둘의 영감을 향으로 표현해 냈습니다. 신들이 살아있을 법한 풍경에서 과일, 수액, 잎의 향들을 표현한 것입니다. 

 

Pelion 산에서의 그들이 느끼고 본 풍경은 무화과의 즙이 뚝뚝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나무와 잎들의 향이 조화되었습니다. 거기에 뜨거운 태양과 선선한 바닷바람은 향들을 이리저리 섞고 발화시킨 것입니다. 

 

딥디크 필로시코스의 향에 대해

필로시코스는 무화과 향 자체입니다. 사실 한국에 살면서 무화과 열매를 접할 기회는 자주 있지는 않습니다. 저 또한 말린 무화과로 접해봤는데,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무화과향과는 조금 다릅니다. 

 

필로시코스 보틀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뒷 향이 있습니다. 이런 무화과향을 베이스로, 녹차, 코코넛, 목련, 백단나무 등의 원료를 조합하여 만든 것이 필로시코스 향입니다. 필로시코스의 향은 한 편의 작품과도 같은 느낌을 줍니다. 

 

상쾌하고 신선한 무화과(휘기에) 노트로 톡 쏘는 향이 가득 해지며, 그 후 녹차와 목련이 조화롭게 어울려서 향의 깊이를 더합니다. 마지막 백단향의 풍부하고 우아한 향기는 베이스노트의 말미를 장식합니다. 

 

필로시코스 원료 3가지

 

필로시코스는 현대적이면서도 자연스럽고 예술적인 향입니다. 향의 영감이 되었듯이 풍부한 지중해 옆의 무화과 핀 장면이 떠오릅니다. 생활 속에서 몽환적인 여행을 가능케 하는 매력적인 향입니다. 

 

• 탑 노트: Fig Leaf, Fig 
• 미들 노트: Green Notes, Coconut
• 베이스 노트: Fig Tree, Woody Notes, Cedar

매안 어코드로는 그린, 우디, 스위트, 프레쉬, 프루티, 코코넛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시향하기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향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신선하면서도 매력적인 향이죠.

 

 

딥디크 필로시코스의 이름에 대해 

향수의 네이밍은 참 독특하면서도 재밌는 이름들이 많습니다. Philosykos는 그리스어로 '무화과의 친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Phils는 친구나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며, sykos는 무화과를 의미합니다. 

 

 

무화과에 대한 깊은 애정과 경의를 표현하는 의미로 필로시코스라는 네이밍이 탄생했습니다. 우리는 몰랐지만, 사실 이름부터 태생이 무화과를 위해 태어났습니다. 

 

 

조향사의 필로시코스 솔직 후기

필로시코스는 보장하건데 좋은 향수입니다. 딥디크라는 브랜드가 니치향수임에도 보편화가 되면서 그 브랜드의 평가 절하 되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필로시코스는 독특하지만 한 번은 맡아보고, 사용도 하시길 추천드리는 향입니다. 무화과 향이 궁금하시다면, 그리고 무화과 향을 좋아하시다면 무조건 첫 향수는 필로시코스입니다. 

 

필로시코스의 첫 느낌 

 처음 시향했을 때, "아 이런 게 무화과 향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전까지 무화과 향을 제대로 접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충격적이면서도 새로웠던 향입니다. 

 

무화과 향수와 룸스프레이

 

딥디크는 특히 향수에 관심이 커져갈 때 애정했던 브랜드였습니다. 향수가 비싸다 보니, 필로시코스는 바로 구매는 못하였고 동대문에서 비슷한 카피 원료를 구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제로 카피 향으로 스프레이를 만들어보니, 역할만큼 좋지 않았습니다. 몇 년 뒤 필로시코스를 구매하고 느꼈던 것은 역시 오리지널은 다르구나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필로시코스의 잔향과 지속력 

처음은 오드뚜왈렛으로 사용했었는데, 지속력이 매우 약한 편입니다. 필로시코스는 오드퍼퓸으로 사용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잔향은 참 아름다울 정도로 좋은 무화과 향입니다.

 

약간의 코코넛 향은 눈치채지 못할 정도이지만, 달콤하게 감싸는 무화과 향이 잔향으로 남습니다. 잔향을 맡았을 때, 딥디크의 원료가 정말 좋은 퀄리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상쾌합니다. 

 

필로시코스 보틀

 

처음과 끝을 무화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 무화과는 상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무화과가 잔뜩 피어진 숲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지속력은 오드퍼퓸 기준으로 5~7시간 정도로 짧은 편입니다. 하지만, 일관된 무화과 메인향으로 탑, 미틀, 베이스를 나누기도 애매하여 발향이 조금씩 사그라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살갗에 베이는 은은항 향의 필로시코스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습니다. 계절도 개인적으로는 무관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날의 드레스 코드에 맞춰 뿌릴 수 있는 특색 있는 향입니다. 

 

 

딥디크 필로시코스 총평 

진짜 무화과 향을 느끼고 싶다면, 그리고 딥디크 향수의 정수를 느끼고 싶다면 꼭 필로시코스를 사용해 보세요. 딥디크가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을 수 있는 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필로시코스 보틀

특별히, 니치향수를 좋아하는 분들은 나의 캐릭터와 연관시키기에 계속 남들이 쓰지 않는 향을 찾게 됩니다. 썼던 향은 쉽게 질리시는 분들도 많죠.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향으로 일관되게 나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꼭 향수가 새롭기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필로시코스와 같이 특색이 있으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향수는 나를 표현함과 동시에 완성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줄평: 무화과로 시작해서 무화과로 끝나는 향수, 이게 니치향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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