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드 하면 떠오르는 향수가 무엇일까요? 어벤투스, 실버마운틴 그리고 보통 로얄워터까지 떠오를 것입니다. 이미 높은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로얄워터를 리뷰해보고자 합니다.
크리드(Creed)의 오랜 역사와 전통
1760년, 영국에서 시작된 크리드는 25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향수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는 처음부터 상류층과 귀족을 위한 맞춤형 향수를 제작하며 명성을 쌓아왔죠.
고급스러움과 전통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크리드는 시대를 초월한 향기를 선사합니다. 처음에는 귀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던 크리드는, 다른 국가의 왕실에도 공식적으로 납품하며 그 명성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유명 배우들과 스타들 사이에서도 선호되기 시작하며, 단순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넘어서 로열 브랜드의 반열에 올랐죠. 1980~1990년대는 크리드가 니치 향수 시장에서 뚜렷한 위치를 확립한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크리드(Creed): 양복점에서 향수 브랜드로
크리드의 시작은 흥미롭게도 양복점이었습니다. 제임스 헨리 크리드에 의해 창립된 이 브랜드는 처음에는 옷을 만드는 곳이었죠.
1970년대에 이르러 크리드 가문의 올리비에 크리드는 브랜드를 향수로 전환시키며 큰 변화를 주도했습니다. 그의 뛰어난 비즈니스 감각과 헤리티지 마케팅의 적용은 크리드를 향수 브랜드로서의 성공적인 발돋움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크리드(Creed)의 불변하는 철학
크리드는 향수 제작에 대한 깊은 연구와 뛰어난 복원 능력, 그리고 독창적인 향을 창조하는 능력으로 브랜드의 강점을 구축했습니다. 이들의 철학은 최상의 원료와 재료를 사용하며,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에 있습니다.
일부 향수는 제작 과정에서 6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는데, 이는 크리드가 품질에 대해 얼마나 엄격한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노력이 250년이 넘는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전통을 유지하는 핵심입니다.
크리드는 오직 수작업을 고수합니다. 단순히 사람이 관리 및 일부 공정을 파악하는 타 브랜드의 핸드메이드가 아닌, 모든 공정에 수작업을 진행함으로서 완벽한 품질을 추구합니다.
다이애나를 위한 향수, 로얄 워터(Royal Water)
로얄 워터는 네이밍 자체에서 느껴지듯이 귀족과 왕족들에서 영감을 받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보다 더 깊은 뜻이 있었는데요. 97년도에 비운의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다이애나 왕세자비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타살이다 사고다 워낙 많은 음모론이 나오고 최근에는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다룬 넷플릭스 시리즈가 제작되기도 할 정도로 여전히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다이애나는 생전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많은 이들의 워너비 이자, 큰 영향력을 끼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봐도 촌스럽지 않을뿐더러, 컬러웨이와 코디 등을 보면 여전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드 다이애나를 생각하며 향수를 만들다
다이내나 왕세자비는 일반 왕실 사람들과 다르게, 영국 국민들과 직접적인 교감을 선호했습니다. 공식석상에서나 비공식 활동에서 조차 국민들의 작은 제스처에도 화답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에이즈 단체 뿐만 아니라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구호활동도 적극적으로 하며,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선사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 사람들에게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특별했고, 그 죽음은 끝없는 애도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다이애나를 담아낸 향수 로얄워터(Royal Water)
이제, 로얄에 담긴 의미를 아시겠죠? 다이애나의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을 상징하는 단어 로얄(Royal)이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영국에서 큰 의미를 갖은 왕세자와 왕실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특별히 크리드는 영국 왕실에 공식적으로 향수를 납품하는 브랜드입니다. 왕실과 크리드는 정말 떼어낼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죠. 애도를 위해 모든 힘을 쏟은 로얄워터가 이렇게 탄생됩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스토리로 인해, 우아하면서도 프레쉬한 향을 담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조향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좋아 30년이 지난 지금도 향수를 뿌리며, 애도할 수 있습니다.
크리드의 로얄워터 향에 대해
향이란 건 지극히 후각적이고, 단순히 원료를 통해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원료와 노트들을 통해 어떤 느낌인지 언어적인 수신호로 후각적인 부분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향을 글로 푸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노트 분석에 나오는 원료의 향을 모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성격을 가질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시향을 해보시면, 조금씩 감이 잡힐 겁니다.
크리드 로얄워터의 느낌
크리드의 로얄워터는 시트러스 계열의 프레쉬함을 크리드 방식대로 풀어낸 향수입니다. 단순한 상큼한 향만이 감도는 그런 단순한 향은 아닙니다.
상큼함과 크리드 특유의 허브향과 짙은 앰버 머스크가 조화를 이루어 시트러스의 상큼함을 한 껏 톤 다운시킵니다. 신선하면서도 활기차기도 하지만, 크리만의 묵직함과 중후한 느낌이 공존합니다.
뭇 남성성이 큰 향수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확하게 남녀 불문 사랑받는 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조말론과 같이 가벼운 상큼함과는 거리가 멀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버진 아일랜드 워터, 어벤투스 이후에 사용하게 된 향입니다. 시향 자체는 굉장히 오래전에 했지만, 실제로 구매는 나중에 하게 된 향입니다. 어벤투스 이전에 아마 가장 인기가 많은 향이었을 것입니다.
크리드 로얄워터 노트 분석
- 탑노트 : Verbene, Mandarin, Bergamotte
- 미들노트 : Jamaica Pepper, Basil, Cumin
- 베이스노트 : Cedarwood, Musk
메인 어코드로는 프레쉬한 스파이시, 아로마틱 그리고 시트러스에 이어 머스키 함과 앰버향으로 들 수 있습니다. 마무리는 약간의 우디 함이 조화를 이루는 향입니다.
크리드 로얄워터 조향사 솔직 후기
크리드의 로얄워터는 시트러스 계열의 프레쉬함에 크리드만의 해석이 가미된 좋은 교과서 같은 향이라 생각합니다. 탑, 미들, 베이스 노트까지 이뤄지는 향들의 캐릭터들도 아주 잘 살렸습니다.
특별히, 향수 리뷰 글을 쓸 때 해당 향수를 뿌리고 글을 쓰는데 잔향감이 청량하면서도 페퍼 및 바질에 들어서는 미들노트의 향이 그리고 그 뒤이은 머스크까지 매력적이라 생각이 듭니다.
현재는 면세점들에 입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지만, 제가 크리드 향수에 관심을 갖던 시기에는 극소수만이 쓸 수 있는 가격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정가는 그렇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소분하여 서로 나누기도 하고, 공병을 통해 구매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그중에서도 크리드 향수는 참 귀했었습니다.
크리드 로얄워터 첫 느낌
"참 좋은 향이다"라는 생각이 맴도는 향이었습니다. 시향 한 시향지에 시간 단위로 시향 하면서 노트들이 어떻게 변하나도 자세히 관찰했습니다. 그때 당시 한참 향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크리드에 대한 굉장한 동경심이 있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대단한 향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거의 맹목적인 추종에 가까울 만큼 브랜드에 빠졌습니다.
첫 크리드는 버진아일랜드워터로 시작하였는데, 로얄워터와 심각한 고민 끝에 버진아일랜드 워터로 매장 구매 했던 게 떠오릅니다. 로얄워터야 이따 만나자..
그 후 소분한 공병으로 로얄워터를 사용했었는데, 시트러스함과 바질 그리고 머스키한 향이 너무 마음에 들어 보틀까지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2~3개의 보틀을 구매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크리드 로얄워터 지속력과 잔향
먼저, 로얄워터는 이미지가 비즈니스 캐주얼 중에서도 환한 느낌의 룩에 잘 어울리는 향입니다. 그렇다고 바이레도의 블랑쉬와 같은 가벼운 향은 아닙니다.
약간의 텁텁함과 상큼함이 공존하면서 허브향이 그 뒷 캐릭터를 받쳐주는 듯한 향의 형태입니다. 지속력은 크리드 답게 7~10시간 정도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지속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르라보의 상탈 33과 같이 높은 지속력과 잔향감은 안 좋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드의 향수들은 배합비율 분만 아니라, 지속력, 잔향감 점수에서 높은 점을 주고 싶습니다.
로얄워터의 잔향은 시더우드와 머스크의 조화로 끝나는데, 앞에서의 상큼함과 허브향이 믹스되어 습한 숲에서 나는 달달한 향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크리드 로얄워터의 총평
먼저, 로얄워터는 크게 호불호의 영역이 아닌 것 같습니다. 처음 느껴지는 크리드 특유의 강한 향이 지나가고 이틀과 베이스 노트에서 풍겨 나오는 그 향은 아마 불호의 영역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크리드를 시작하고 싶으신 분들은 어벤투스, 실버마운틴 보다 오히려 로얄워터를 추천드립니다. 로얄워터의 성별을 따지는 건 굉장히 진부하다고 생각합니다.
향수도 액세서리 중에 하나가 된 만큼, 그날 콘셉트에 맞게 뿌리시길 추천드립니다. 데일리로 뿌리기에도 부담 없는 향이라고 생각 듭니다. 하지만 조말론처럼 레이어드 하기에는 어려운 향수입니다.
크리드 향수 특성상 이미 다채로운 향을 품고 있기 때문에, 레이어드 시에는 향의 매력이 반감될 수도 있습니다.
크리드 입문용으로 조향사가 추천하는 로얄워터! 블라인드 구매 시에도 실망한 확률이 적은 향수입니다. 크리드를 체험하고 싶으실 때 로얄워터로 시작해 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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