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에서 시작된 스투시의 뿌리
그의 이름은 숀 스투시(Shawn Stussy)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누가 스투시의 창립자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괴짜로 불리는 서핑 광이었습니다. 모래사장에서 누워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며, 서핑을 즐기는 것이 그의 유일 낙이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평범하지만 다이내믹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숀은 손에 들고 있던 펜으로 서핑보드 판에 자신의 사인을 새겼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로고는 나 '숀 스투시' 그 자체야. 그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숀 스투시의 머리는 아이디어로 가득 찼습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티셔츠와 팬츠에 사인을 넣기 시작했고, 심지어 이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반응은 대단했습니다. 그의 친구들은 숀의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서핑 문화에 스투시는 녹아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스투시는 1984년 지금의 스투시처럼 자유분방하지만 명확한 포지셔닝을 갖는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시작했습니다.
숀 스투시가 떠난 스투시
그 당시에는 힙합과 서핑 문화를 추구하는 패션 브랜드는 전무후무했습니다.
친구 프랭크 시나트라 주니어와 손을 잡은 스투시는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숀 스투시의 창의성은 대중의 선호와는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언더그라운드의 주류를 이루던 힙합 신에서조차 결이 다른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스투시는 위기를 맞았고, 결국 설립자 숀 스투시는 떠나고 남아 있던 프랭크 시나트라가 스투시를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프랭크는 단순히 힙합, 서핑 이런 분류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하위문화를 통틀으는 스트리트 문화를 추구했습니다. 옷은 조금 더 대중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함이 나타나게끔 여유롭게 만들었습니다.
스케이트 보더들도 서퍼도 어떤 문화에도 어울릴 수 있는 옷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노력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10~20대 사이에 절대적인 지지를 얻게 되었고
성장을 거듭하여 1988년에 유럽 진출을 1990년에는 맨해튼의 소호에 매장을 내기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1990년대에는 미국 전역의 백화점과 고가의 의류 편집숍에 입점할 수 있었습니다.
스투시,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승승장구하던 스투시도 역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2000년대 초반 칼하트, 슈프림, 오베이, 베이프 등 스트리트 브랜드 및 유명 인사들이 난세의 영웅처럼 등장하면서 스트리트 신은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콧대 높던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저명한 브랜드들도 줄을 서서 협업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행도 잠시 2010년대 초반으로 넘어가며 트렌드는 뒤바뀝니다. 스투시에게도 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똑같은 티셔츠에 로고만 박아 팔던 이전의 스투시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은 순식간에 바뀌기 시작했고, 스투시의 매장은 하나둘씩 닫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리트 웨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흘러내리는 옷이 아니라, 정갈하면서도 자유로운 옷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로고 플레이도 최소화하며 다양한 접근법으로 옷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협업 또한 활발하게 진행했습니다. Marvel과 손을 잡고 캐릭터를 재해석한 티셔츠를 만들고, 나이키 및 아디다스와의 협업, 디자이너 키코와의 협업 등은 스투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줬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무장한 스투시는 다시금 대중들의 선택을 받기 시작하며 디올와 같은 명품 브랜드 및 아워레가시와 같은 가장 핫한 브랜드들과 협업을 지속해 가고 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된 스투시
스투시는 스투시 그 자체입니다. 스투시는 설립 이래로 많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성장 과정을 통해 '스투시' 단어에 많은 것들을 담아냈습니다.
그들의 필기체 로고뿐만 아니라 10대의 정신을 그대로 담은 서체, 세계의 도시들이 적혀 있는 월드투어 로고 등 이 있습니다. 스투시를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많은 이미지는 스투시의 향후 10~20년 또한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금도 10대들은 스투시와의 콜라보 제품 출시일을 기다리고, 출시일에는 매장에 새벽부터 줄을 섭니다. 스투시가 만든 스트리트 문화 그리고 웨어의 정신은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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