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저는 평양냉면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을밀대 본점을 가장 좋아합니다. 평양냉면을 좋아하게 된지는 횟수로 한 15년정도 딱 되었네요. 우래옥과 을밀대로 시작했던게 결국 우래옥과 을밀대로 종착한 방구석 평양냉면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을밀대 본점과 평양냉면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평양냉면의 유래
보통 냉면의 계절은 여름입니다. 평양냉면집 또한 여름과 겨울의 웨이팅 편차가 하늘과 땅 차이죠. 그런데, 놀랍게도 평양냉면은 겨울에 먹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입니다.
평양냉면의 기원은 겨울철 칼바람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별미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평양 지역에서는 한겨울 얼음장 같은 물을 활용해 면을 삶고, 고기 육수를 서서히 우려내어 만들었습니다.
척박한 날씨 덕분에 자연스럽게 얼음 냉면이 탄생한 셈이었으며, 메밀가루 비율이 높은 면에서 나는 은은한 구수함이 특징이었습니다.
단출한 고명과 담백한 국물이 전부지만, 바로 그 소박함에서 평양냉면만의 매력이 돋보였습니다. 북쪽 지역 특유의 음식문화와 더불어 전쟁·이주 등을 겪으면서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갔고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맛을 내어 오늘날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진짜 평양냉면”을 고집하는 이들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메밀 면을 뽑고 육수를 내는 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큽니다.
평양냉면을 좋아하게 해준 을밀대 본점
을밀대는 이러한 평양냉면 문화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곳입니다. 본점의 오래된 사진들과 분위기를 보면, 마치 평양의 옛 골목에서 냉면 한 그릇을 마주하는 듯한 정서가 묻어납니다.
본점을 처음 찾았던 15년 전에 느낀 것은 ‘익숙하면서도 묘하게 이국적인 향’이었습니다. 손님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와중에도, 가게 안은 소박하면서도 푸근한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크고 작은 변화를 체감하기도 했지만, 최소한 을밀대 본점만큼은 늘 한결같은 맛을 유지해왔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을밀대라는 이름으로 다른 지점들이 여러 곳에 문을 열었지만, 오랜 기간 다녀본 결과 본점이 아니면 그 맛이 조금씩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사실 회사 근처에 있는 무교점을 최근에는 훨씬 자주 방문하였지만, 을밀대 본점 특유의 육수와 면의 조화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오직 그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여운이 있습니다.
변함없이 한결 같은 을밀대 본점의 맛
15년 전 처음 을밀대 본점에 발을 디뎠을 때,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국물의 온도와 맑기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입 안에 찬 기운이 스며들면서도, 육수 깊은 곳에서 은근한 고기 향이 밀려왔습니다. 면은 과하게 질기거나 흐물거리지 않고, 적당한 탄력과 메밀의 구수함을 함께 전해줬습니다.
이후에도 계절마다 혹은 특별한 날이 있을 때마다 들러 한 그릇씩 맛보곤 했지만, 본점의 냉면은 항상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어느 날은 육수가 살짝 더 진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놓고 보면 언제 먹어도 특유의 담백함과 깊이감은 변함이 없었다고 느꼈습니다.
‘무엇이 이렇게 본점의 맛을 변치 않도록 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종종 들었습니다. 육수를 내는 방식이나 면을 뽑는 과정, 재료 공급 라인 등이 오랫동안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특정 재료의 배합 비율이나 숙성 방법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처럼 기본기를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본점의 경쟁력이라고 느꼈습니다.
특히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풍겨오는 냉면 육수의 은은한 향은 확실히 본점만의 특별함을 예고합니다. 한입 떠먹으면, 메밀면의 담백함과 고기 육수에서 나오는 깊은 감칠맛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룹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라, 한 그릇을 다 먹어도 물리거나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해마다 조금씩 다른 유행음식이 뜨고 지지만, 이 집은 그런 변화를 따르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고집하고 있었습니다.
평양냉면 매니아가 알려주는 평냉 맛있게 먹는 법
평양냉면 집마다 스타일이 다르지만, 살얼음과 함께주는 곳들이 많습니다. 위에 설명해드렸다 시피 평양냉면의 시초는 겨울철의 먹거리에서 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살얼음과 냉면을 먹게 되는 경우에는, 육수 맛을 느끼기 힘듭니다. 그래서 을밀대에 앉아 있으면 "거냉으로 하나 주세요" 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거냉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얼음이 없는 냉면 국물입니다. 너무 차지도 미지근 하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의 육수 온도입니다. 개인적으로 평양냉면은 거냉으로 먹었을 때 그 국물의 진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육수는 기호에 따라 약간의 소금을 넣어 먹으면 감칠 맛이 더 납니다. 평양냉면 국물이 단순히 걸레를 빤 물 같다는 분들에게는 소금을 넣어 드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가끔 식초를 넣어드시는 분이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시큼한 맛이 평냉의 깊은 맛을 헤치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북한에서 먹는 평양냉면은 식초를 넣어 먹는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기호에 따라서 다르겠습니다.
변하지 않는 맛, 그리고 그 맛을 향한 신뢰
을밀대 본점의 평양냉면은 첫 입부터 강렬한 화려함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먹을수록 서서히 마음을 사로잡는 담백함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15년 동안 다니며 경험한 건 “잘하는 집은 세월이 흘러도 한결같이 잘한다”라는 점이었습니다.
본점만의 정확한 재료 배합과 전통적인 방식은, 시대가 바뀌어도 그대로 지켜지고 있었고, 그것이 바로 이곳의 변치 않는 매력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 길지 않은 점심시간에 들러 후루룩 한 그릇 비우고 나오면, 왠지 모르게 속이 든든해집니다. 촉촉하게 젖어드는 국물 맛과 적당히 차가운 면발은 매번 다른 계절의 풍경 속에서도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반겨주었습니다.
그래도 혹여나 “을밀대는 지점이 많으니 아무 곳이나 가도 비슷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계시다면, 꼭 한 번은 본점에 들러보길 권해드립니다.
수많은 손님들이 오간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곳에서, 평양냉면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정통과 진중함을 직접 만나보는 경험은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오랜 시간 변치 않고 지켜온 이 깊은 한 그릇에, “맛은 곧 진심”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유가 담겨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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